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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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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이란

다정함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는 "정이 많다. 또는 정분이 두텁다."이다. 그럼, "정"은 무엇일까? 안나온다.
내가 생각하기에 "정"이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어떤 심리적인 리소스이다. 그 심리적인 리소스를 타인에게 주는 것을 정을 준다고 표현한다. 주는 형태는 여러 가지가 있다. 선물이라는 물건에 담아 보내기도 하고, 사소한 행동에 담기도 한다. 결국 마음을 썼다면 그건 정이다.
그럼 다정함이란, 결국 그 심리적 리소스가 많다는 뜻이다. 100을 가진 사람과 10000을 가진 사람이 있다. 이들에게 1의 가치는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에 정을 잘 주는 사람을 일컬어 다정한 사람이라고 칭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것은 타인이 본 관점이다. 사실은 그 다정한 사람도 똑같이 100을 가진 사람일 수 있다. 받는 사람 입장에서 그것이 1인지, 10인지조차도 정확히 알기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받았다는 사실 그 자체이다. 그 다정한 사람도, 어디선가 받아서 자신의 그릇을 채우고 있을 것이다.

다정함이 살아남는 이유

"다정함이 살아남는다"는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이런 때가 오긴 하는구나 싶다.
대학생 시절, 교양 심리학 수업에서 Giver, Matcher, Taker에 대한 이론을 접했다. Giver는 주려는 사람, Matcher는 맞추려는 사람, Taker는 취하려는 사람이다.
그 이론을 기반삼아 실시한 연구에서는, 젊은 지금 당장은 Taker들이 더 이득을 취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시간이 쌓이면 결국 Giver들이 Taker들을 배제하며 자기들만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고, 그 네트워크가 여러 형태의 성공을 가져온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게 다정함이 살아남는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Giver들은 서로의 그릇을 돌고 돌며 채워주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높은 확률로, 준 사람은 1을 줬는데, 받는 사람은 2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리소스가 불어나는 배경이 될 것이다.

다정함의 함정

하지만 여기서 짚지 않은 문제가 있다. Giver들의 네트워크가 바로 다정한 사람들의 핵심 자산이라는 것이다. Giver지만 그 네트워크에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 또한 있다. 받을 줄 모르는 사람들 말이다. 받기 싫어서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고립된 Giver는 Taker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 일방적으로 주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정하다. 하지만 살아남지 못한다. 다정함만으로 살아남는게 아니다. 스스로의 그릇을 타인에게 내밀 줄 알아야 한다.

그래도 다정한게 낫다

함정이 도사리고, 당장 무자비한 인간들이 이득을 취할지라도, 그래도 다정한 것이 낫다. 무자비한 인간들은, 바짝 얻어낸 것들을 잃어가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그런 결말을 난 이미 두 번이나 봤다. 시간이 누구의 편인지, 이제 난 안다. 반대로, 다정한 자들의 삶은 느리더라도 계속 쌓여가는 삶이 될 것이다. 서로가 자신은 10을 줬고, 상대는 20을 줬다는 착각을 하는 가운데, 다정함이 오간다. 자신의 힘을 기꺼이 빌려주는 사람들 사이에서 쌓아올린 것들을 보며 함께 기뻐하며 지낼 수 있다는 것이 다정한 사람들이 얻는 복이다.